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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한국어로 뛰놀던 하루”… 대사관저 어린이날 행사

[중국]최현정 조회수 87

지난 5월 9일, 주중대한민국대사관이 개최한 ‘2026년 대사관저 개방 어린이날 행사’가 베이징 동포 사회에 오랜만에 따뜻한 활기를 불어넣었다. 베이징과 톈진 지역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을 대상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2019년 이후 약 7년 만에 다시 마련된 것으로, 약 1,000명의 동포 가족이 참석해 뜻깊은 시간을 함께했다.


평소 개방되지 않던 대사관저는 이날만큼은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놀이터로 변신했다. 행사장 곳곳에는 전통놀이 체험 부스와 공연, 먹거리 공간이 마련됐고, 아이들은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며 어린이날의 즐거운 분위기를 만끽했다.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좌대사관저에 울려 퍼진 어린이 합창(우) 대사관저 무대 위 힘찬 태권도 시범]



무대에서는 어린이 합창단 공연과 태권도 시범이 이어졌다. 특히 태권도 공연은 현지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한국 문화를 보다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공연이 시작될 때마다 아이들의 환호가 이어졌고, 부모들은 휴대폰으로 아이들의 모습을 담으며 소중한 추억을 기록했다.


이어서 케이팝 댄스와 마술쇼도 진행됐다. 아이들은 케이팝 음악에 맞춰 함께 몸을 흔들며 공연을 즐겼고, 마술쇼에서는 눈앞에서 펼쳐지는 신기한 장면마다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행사장 곳곳에는 웃음과 즐거움이 가득했고, 아이들과 가족들은 공연을 통해 특별한 어린이날의 추억을 함께 만들었다.



[(좌아이들 시선 사로잡은 마술 공연(우) 환호가 가득한 케이팝 댄스 공연]



무엇보다 많은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진 곳은 한국 전통놀이 체험 공간이었다. 아이들은 투호, 딱지치기, 활쏘기, 보물찾기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국에서 자란 부모 세대에게는 익숙한 놀이였지만, 해외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문화 경험으로 다가왔다. 부모가 아이에게 놀이 방법을 알려주고 함께 참여하는 모습도 행사장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좌) 직접 참여하는 태권도 격파 체험, (우) 전통놀이 활쏘기를 체험하는 아이들]



이날 행사를 더욱 뜻깊게 만든 것은 행사장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오가던 한국어였다. 해외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이들이 일상에서 한국어를 접하고 사용할 기회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친구들과 한국어로 대화하며 웃고 뛰노는 모습이 행사장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베이징 지역 한글학교 관계자들도 이런 모습을 반갑게 지켜봤다. 현지 한글학교는 단순히 한국어만 배우는 곳이 아니라, 재외동포 아이들이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자신의 뿌리를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공간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다문화가정이나 외국 국적 학생들의 참여도 늘어나면서 한글학교가 가진 역할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실제로 베이징과 톈진 지역 한글학교에서는 정규 수업 외에도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설날과 추석 체험 수업, 한글날 행사, 전통놀이 활동, 한국 역사 교육 등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호응이 큰 프로그램들이다. 해외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언어를 배우는 것만큼 직접 문화를 경험하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런 활동들은 더욱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좌) 행사장에서 진행된 바디페인팅 체험,(우) 전통놀이 투호를 체험하는 어린이들]



이번 행사에는 북경한국인회와 천진한국인회, 중국한국상회, 민주평통 중국지역회의 베이징협의회 등 여러 한인 단체도 함께 참여했다. 행사 운영과 안전 관리, 체험 프로그램 진행 등에 동포 사회가 힘을 보태며, 이번 어린이날 행사는 단순한 기념행사를 넘어 공동체가 함께 만든 축제로 의미를 더했다.


해외에서 생활하다 보면 한국 문화를 접하는 일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들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기억하고 경험하길 바란다. 이런 점에서 동포 사회의 문화행사와 한글학교 활동은 단순한 행사를 넘어, 차세대 동포들의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을 이어주는 소중한 역할을 한다.


이번 어린이날 행사는 해외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한국 문화를 몸으로 기억하는 시간이 되었고, 부모들에게는 공동체 안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따뜻한 안정감을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다.



   

[전통미가 돋보이는 영현재 전경과 내부 모습]


특히 오랜만에 개방된 대사관저는 동포 사회에 상징적인 의미를 남겼다. 다소 멀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외교 공간이 이날만큼은 아이들과 가족들의 웃음으로 가득 찬 열린 공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가족들은 행사장 곳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아쉬움을 나눴다. 아이들은 손에 풍선과 체험 선물을 들고 부모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고, 많은 학부모는 “아이들이 오랜만에 한국식 어린이날 분위기를 마음껏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해외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한국 문화는 교과서 속 지식보다 직접 경험으로 남을 때 더 오래 기억된다. 친구들과 한국어로 대화하고, 전통놀이를 함께 즐기며, 같은 음식을 나누는 시간 속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뿌리와 문화를 체험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사관저 어린이날 행사는 단순한 하루짜리 축제를 넘어, 베이징 동포 사회와 차세대 재외동포 아이들을 잇는 뜻깊은 문화 교류의 장이 됐다. 이날 대사관저를 가득 채운 웃음소리는 해외에서도 한국 문화와 공동체의 온기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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