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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뉴질랜드] 박춘태   조회수 268
제목 뉴질랜드 관객들의 오감을 짜릿하게 한 한국 영화

글로벌 시대에도 대중문화의 꽃은 영화다. 따라서 영화는 전 세계의 대중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한국 영화의 위세가 뉴질랜드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지난 2022년 12월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 동안 뉴질랜드 웰링턴(Wellington)의 엠버시 극장(Embassy Theatre)에서는 '2022 한국 영화제'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이 주최했는데 총 7편의 장로 구성됐다. 한국 영화의 우수성을 남반구 뉴질랜드에까지 알렸다는데 그 의의가 크다.


2022 뉴질랜드 한국영화제 포스터, 출처: 주뉴질랜드 대한민국 대사관


그렇다면 뉴질랜드 대중들이 한국 영화에 매료된 동인은 무엇일까. 우선 작품 구성면에서 보면, 내용의 다채로움은 물론 스토리, 캐릭터, 배우에 이르기까지 흥미를 높여준다는 점이다. 아울러 배우들의 열연과 연기 스펙트럼의 확장, 그리고 반전적인 요소를 활용해 지속적인 긴장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즐거움을 배가시킨다는 점이다.


뉴질랜드는 전체 인구가 512만 명에 불과하지만, 뉴질랜드에서의 영화에 대한 관심과 영화 산업은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뉴질랜드에서 영화의 역사를 보면, 19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첫 공개 상영이 이뤄질 때는 1896년 10월 13일 오클랜드의 오페라 하우스에서였다. 지금으로부터 127년 전이었다. 당시 흑백 필름이었음에도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1911년에는 컬러 필름이 상영되었다.

그즈음 뉴질랜드에서는 드디어 영화를 만드는 사람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영화를 만든 사람은 알프레드 헨리 화이트하우스였다. 그는 영화를 만드는 일에 무척 광적일 정도였는데, 1898년부터 1900년까지 무려 10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그가 이처럼 짧은 기간에 많은 영화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단편 영화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단편 영화에 관객들이 다소 식상해 하자 바로 장편 영화를 만드는 일도 착수하게 되었다. 그 결과 최초의 장편 영화가 만들어져 상영되었는데, 1914년 8월 17일 오클랜드 극장에서였다. 이 당시 제작된 영화들의 특징은 장·단편에 관계없이 대부분 기록 영화 중심이었다. 따라서 어떤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사실만을 보여주었는데,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사람들이 사실 세계에 토대를 두는 것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뉴질랜드 영화는 발전 속도가 한층 더 빨라지게 되었다. 1978년 뉴질랜드 영화 위원회 설립을 계기로 상당히 많은 영화 프로젝트가 위원회로부터 지원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1993년에 디지털 기업 '웨타 디지털(WETA Digital)'이 탄생하게 된다. 이 회사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영화 [반지의 제왕] 특수효과를 전담했다. 설립 당시는 컴퓨터 한 대만을 사용했을 정도로 작고 보잘것없는 회사였으나 현재 세계 3위의 슈퍼컴퓨터를 보유할 만큼 발전했다. 여기에는 영화 [반지의 제왕] 위력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한다.


'2022 Korean Film Festival'에서 김창식 주뉴질랜드 한국대사의 축사, 출처: 유튜브


2022 Korean Film Festival, 출처: 유튜브


2022 Korean Film Festival에서 영화관에 입장하는 관객들, 출처: 유튜브


지난 2022년 12월 웰링턴에서 상영된 한국 영화는 '가족', '코미디', '액션'의 3가지 장르였다. 사실 이러한 장르는 한국 영화가 가진 대표적인 특징을 자연스럽게 표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가족 장르의 영화로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How To Steal A Dog)'이 상영되었으며, 코미디 장르로는 '굿바이 싱글(Familyhood)', '럭키(LUCK-KEY)', '미쓰 와이프(Wonderful Nightmare)'가 상영되었다. 마지막으로 액션 장르로는 '헌트(Hunt)', '용의자(The Suspect)', '도둑들(The Thieves)' 등이었다. 이번에 상영된 영화의 특징을 꼽는다면 한국 고유의 작품뿐만 아니라 외국 작가의 소설을 영화화했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그 일례로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 대표작이다. 이 영화는 미국의 여류작가 '바버라 오코너'의 원작이다. 소설을 그대로 영화화한 것이 아닌, 한국 정서에 맞도록 각색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2022 Korean Film Festival에서 영화의 한 장면, 출처: 유튜브


뉴질랜드의 문화는 약 170개 언어가 사용될 정도로 다민족 문화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인구 면에서 보면, 유럽 인구가 70% 이상을 차지하는 관계로 유럽 문화를 기조로 하는 면이 많다. 뉴질랜드에서 한국인의 비율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소수민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한국 영화의 뉴질랜드 진출은 그 의의가 자못 크다. 우리 국력의 신장과 여전히 활발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류에 기인한다.

뉴질랜드 문화는 한국 문화와 다소 차이를 보여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한 영화가 뉴질랜드인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정서 차이로 인해 오해가 발생한다면 과연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개봉하기 전 여러 면에서 이와 같은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한국인의 정서는 '가족' 및 '정'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하기에 가족 간의 사랑과 인간미에 비중을 크게 두는 것이 일반화돼있다. 반면 뉴질랜드 문화는 합리성에 바탕을 두는 면이 많다. 뉴질랜드에서 아무리 다문화 차이를 인정한다고 해도 문화 차이로 인한 민족 및 문화 간 오해는 꽤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한국 영화의 뉴질랜드 상영은 달랐다. 뉴질랜드 관객들의 반응이 무척 긍정적이었고 대부분 감동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이다.


한국 영화 관람 동기와 소감을 말하는 관객, 출처: 유튜브


관객 중에는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시 훈헤이(Hoon Hay) 구역에서 온 '제임스(James)는 영화를 본 소감에 대해 "처음으로 뉴질랜드 극장에서 한국 영화를 보았다. 평소 한국 영화 및 한국 드라마 같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오클랜드에 사는 한국 친구로부터 이번에 오클랜드에서 상영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친구도 오랜만에 만날 겸, 시간을 만들어 오클랜드까지 오게 됐다. 한국 영화가 현실적인 면에다가 따뜻한 인간적인 시선이 곁들여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평소 느껴왔던 한국인의 정에 대해 이번 영화를 통해 확실히 알게 되어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객 '마이클'은 "이번 영화를 통해 한국인의 책임감이 어떤 것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 중에 한국인이 꽤 있다. 그들은 '책임감' 있게 일한다. 보통 뉴질랜드인들은 정해진 근무 시간까지만 일하는 데 비해, 한국 사람들은 근무 시간이 지나도 열심히 일한다. 이런 면이 처음에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한국인들이 가진 '정'과 '책임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뉴질랜드인들이 갖지 못한 이와 같은 좋은 면이 있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한국인들을 선호한다. 한국인에겐 '정'과 '인간미'가 많다는 것을 이번 한국 영화를 보면서 실감했다."라고 말했다.


영화 [굿바이 싱글]과 [용의자]를 본 오클랜드 거주 중국인 '링링'은 "[굿바이 싱글]에서 보여준 1인 가구의 증가 현상과 주인공의 심리적 상황을 보면 서로 상충하는 면이 없지 않다. 그래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도 영화에서 보여 준 스토리는 충분한 현실성을 기반으로 코믹성을 담고 있어서 감명 깊게 보았다. 또 영화 [용의자]에서는 박진감 넘치는 실재감과 진정성이 있어서 스릴을 느끼게 했다."라고 말했다.


한국 영화 관람 소감을 말하는 관객, 출처: 유튜브


상영된 총 7편의 한국 영화는 뉴질랜드 관객들의 오감을 짜릿하게 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한국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정', '인간미', '진정성'에 기인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결국 한국 영화의 지속 가능한 글로벌화는 우리의 고유문화에 기반한 활성 방안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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