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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리포트

전세계 주요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터디코리안 통신원들이 전하는 최신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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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일본] 엄용주   조회수 672
제목 조선 통신사 우정 워크의 피날레 우리 바람이 마중 나갑니다

쿵더쿵, 쿵딱 쿵딱 쿵더쿵…째쨍째쨍째쟁


수요일 저녁이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동경 오타 민단 장구교실의 연주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활력이 넘친다. 이제 얼마 후면 한국에서 출발하여 약 1,100km를 걸어온 '조선 통신사 우정워크'의 마지막 도착지인 히비야에서 이들을 맞이하는 공연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조선에서 일본 막부에 파견되었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일컫는 '조선 통신사'의 이동 경로는 당시 한양에서 출발하여 부산까지 육로로 이동한 후, 배편을 이용하여 대마도를 거쳐 시모노세키를 통과, 오사카에서 육로로 다시 교토에서 도쿄까지 이어지는 대장정이었다. 6개월에서 1년이 걸렸던 통신사의 행렬에는 가는 곳마다 많은 기록물을 남겼고 이를 한국과 일본, 양국이 세계기록유산 공동 등재를 추진하여 2017년 10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확정되었다.

한국과 일본을 연결해 주는 외교와 문화의 연결고리로 해마다 조선 통신사의 이벤트가 양국에서 열리는데 조선통신사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재현해서 걷는 '서울 -동경 우정 워크'는 2007년부터 시작하여 2년에 한 번씩 개최되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중지되었다가 4년 만에 다시 개최되었다.



일반 공모를 통해 지원한 일본인과 한국인들이 한 팀을 이루어 4월 1일 서울 경복궁에서 출발하여 5월 23일 동경 황궁에 도착하는 '우정 워크'의 대장정의 마지막은 늘 그래왔듯 오타 민단 장구팀의 '우리 바람' 연주로 이들을 환영할 예정이다. 긴 장정으로 지쳤을 이들을 응원하고 축하하기 위해 '우리 바람'의 팀원들은 미리 리듬을 맞춰보거나 동선을 체크하며 연습이 한창이다.


1607년부터 1811년까지 12번에 걸쳐 한일 간의 외교와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던 조선 통신사의 길을 400년이 지난 지금도 다시 재현하여 걸으면서 서로의 '다름'을 '화합의 장'으로 만들어 가는 '우정 워크'의 모습은 한국의 전통음악을 일본 사회에 소개하는 '우리 바람'과도 많이 닮았다.


특히, 올해 '우정 워크'의 슬로건인 '세계에 평화를'이라는 여섯 글자는 '우리 바람'을 이끌며 35년간 연주 활동을 해 온 유효구 선생님에게 단순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말이다.

재일한국인으로 태어나 서양음악에 취해 있던 대학 시절, 한 재즈 음악가가 '굉장한 음악'이라며 소개한 '사물놀이'를 보고 빠져들게 되었고 이 계기로 사물놀이의 길을 걸어온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 이라크 전쟁 당시 연주자들을 모아 전쟁에 반대하는 '피스 콘서트'를 꼽는다. 이것은 당시 전쟁에 반대하는 일본에서 최초의 움직임으로 신문에 소개되기도 하였다. "사람들은 총을 들고 전장에 나섭니다. 하지만 인간이란 또한 곡의 노래를 통해 감동을 받고 전장을 떠날 수도 있는 존재입니다." 분단된 조국을 둔 재일한국인이기에 평화라는 단어는 그에게 남보다 더 큰 울림을 준다.

남녀노소, 국적을 불문하고 언어가 안 통해도 모두 다 한 마음이 되어 만들어 내는 가슴 벅참도 우정워크와 닮은 점 중의 하나일 것이다.


"처음 사물놀이를 보았을 때, 다른 타악기에서는 볼 수 없는 '일체감'과 '도대체 어디까지 계속 두드리는 거야?'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무아지경의 타법, 보는 사람의 어깨까지 들썩이게 만드는 흥까지, 그 모든 것이 저 자신에게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만남이었죠. 그것을 소개해 준 것이 일본 음악가였다는 것도 참 아이러니한 일이지만요." 이동 거리 2,000km, 도보 1,158km를 걷는 '우정 워크'역시 끝이 안 보일 것 같은 고단함 속에서 성취의 기쁨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일 것이다.



유효구 선생님은 '우리 바람'의 무대를 '놀이터'라고 표현한다. 어떤 내용을 선보일까 하고 고민할 때 항상 중심은 '놀이'와 '창조'다. 실력과 관계없이, 나이와 관계없이, 때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함께 참여하는 '놀이터'인 것이다. 초등학생과 80대 어르신이 함께 무대를 꾸며 나가는 '우리 바람'의 최종 목적지는 바다를 건너 통일된 한국에서도 신나게 놀아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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